서울 강남구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하는 김정은 기부자는 출산을 계기로 새로운 기부를 시작했다. 매년 11월 11일, 딸 소윤이 생일을 기념해 1111만원을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한다. 딸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하고, 행복한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기부금은 주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코트디브아르 등 서아프리카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도서와 책 읽기 활동을 지원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우간다 학생과 교사를 위한 긴급용품을 후원했다. 지난해부터는 베트남의 맹그로브숲 복원과 아이들을 위한 기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 시절 어떤 지원을 받느냐에 따라 어떤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지 결정 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을 가장 먼저 돕고 싶었어요.”
세이브더칠드런 고액후원자 모임 ‘아너스클럽’의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이제는 아홉 살이 된 딸과 기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 “딸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생각보다 굉장히 넓다고 말해줘요. 멀리 떨어진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사실은 깊이 연결돼 있다고, 그러니까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살아야 한다고 설명하죠. 소윤이가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