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서 구급대원으로 근무 중인 강동묵씨는 4년 전 교통사고 현장에서 청각장애 아동을 구조한 일을 계기로 사랑의달팽이에 정기기부를 시작했다. 구조 당시 아이는 초등학생이었고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구급대원인 강씨가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었고 울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아이가 사고 때문에 놀라 말을 안 하는 줄 알았어요. 이송 중에 보호자에게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라는 사실을 듣게 됐습니다.”
청각장애가 있으면 재난이나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청각 정보 기반으로 제공되는 재난 경보나 방송을 듣기 어려워 상황을 인지해지 못하거나 대피 시점을 놓칠 수 있다. 그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며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하는 사랑의달팽이에 매달 후원금을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 출동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