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형 기부자

아프리카에 스무 명의 아이를 둔 성우

13년 전, 막 신인 티를 벗은 시절이었다. 남도형 성우는 아프리카에 학교를 짓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내래이션 녹음을 마친 후 자꾸만 그곳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굿네이버스를 통해 차드에 사는 한 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매월 3만원을 보냈다.

기념할만한 일이 있을 때마다 후원 아동을 한 명씩 늘려갔다. 이제까지 연결된 아동은 총 20명. 이 중 6명은 스무 살이 넘어 자립했고, 지금은 14명을 지원하고 있다. 다섯 살 꼬마였던 첫 후원 아동 도우모움 안토이네는 올해 벌써 18살이 됐다.

방 한편에는 그동안 아이들이 보낸 편지가 모두 보관돼있다. “처음 받은 편지가 아직도 생각나요. ‘저는 후원자님 덕분에 행복해요. 후원자님도 이 편지를 받고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적혀 있었어요. 저도 당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던 터라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나눔을 하면 제가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게됐어요.”

매년 1월 1일에는 특별한 선물금을 보낸다. 아이들은 우리 돈 10만원으로 염소 한 마리와 옷, 빵, 우유 등 가족의 한 달치 생필품을 샀다는 소식을 전해온다. 남 성우는 그런 아이들을 떠올리면 이제는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전 외동이라서 가족은 평생 부모님밖에 없었거든요. 이제는 스무 명의 아이들이 항상 제 옆에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