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기부자

잊혀가는 위기 현장을 기억하는 법

“전쟁이나 지진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전 세계에서 관심과 지원금이 쏟아집니다. 그러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멀어지죠. 여전히 현장에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남아있는데 말입니다. 잊혀 가는 위기 현장에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구에서 산업용 펌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도훈 기부자는 올해로 14년째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전 세계 위기 현장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수단과 미얀마의 난민들을 위해 기부를 했다. 두 나라는 수년째 내전과 자연재해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위기가 일상이 되면서 어느새 세상의 관심도 줄어든 곳이다.

김 기부자가 난민과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회사가 위치한 공단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부터다. 타지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향과 가족에 관심이 갔다. 기부를 시작한 후 코로나 팬데믹과 경제 침체로 회사 운영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다. 그럴수록 더 힘든 사람들이 떠올라 기부를 멈출 수 없었다. 2015년부터는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정기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김 기부자는 “기부를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한번 시작하면 자꾸만 더 하게 된다”면서 “모든 분이 작게라도 꼭 한번 기부를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