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5가, 허름한 골목에 자리한 ‘홍천막장 시래기국밥’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조복순 기부자는 매일같이 직접 시래기를 씻고, 국을 끓이며 손님을 맞이한다. 국밥 한 그릇에 4500원이다. 그가 지금 자리에 가게를 연 건 2017년. 빚을 갚기 위해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하고 남은 400만원으로 다시 시작한 일이다. 그는 “다시 장사를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우연히 임대료가 낮은 자리를 구했고 중고로 필요한 물품을 하나씩 장만했다”며 “그해 바보의나눔에 기부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때 영업이 좋지 않아 재단에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게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 기부를 재개했다. “돈 아낀다고 기부를 끊으니까 일이 손에 안잡힐 정도로 머리가 복잡했어요. 장사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기기부만큼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조복순 기부자는 매년 경찰의날이면 경찰관들에게 무료로 국밥을 대접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도 국밥을 나눈다. 그는 “내가 가진 작은 것에 감사하고, 누군가에게 큰 것을 줄 수 있음에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