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를 보는 순간, 내 어린 시절이 겹쳐졌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던 나의 모습과 탯줄처럼 연결되는 거 같았죠.”
김민서씨에게 기부는 삶을 이어가는 동력 중 하나다. 가난한 유년 시절,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쳤고, 어렵사리 대학 문턱도 넘었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을 버티며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그러면서도 컨선월드와이드에 정기후원은 유지했다. 일평생을 생계에 쫓기다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후원을 중단했다. 그러다 2019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서 후원을 재개했다. 후원 중단 1년만이었다. 수급비는 월 65만원으로 넉넉지 않지만 1만원을 기꺼이 내놓았다. “어렸을 때 컨선 같은 지원단체를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마음으로 기부합니다.”
현재 김씨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몸의 근육이 빠져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가 있다. “누군가를 크게 도와주기 위해서 한 거라기보다 나만의 약속 같은 거예요. 아주 작지만, 아이들을 살리는 데 제 손이 닿아 있다면, 그걸로 됐죠. 마지막까지 계속하고 싶어요.”